공간의 경제, 경제지리학, 클러스터, 경제이야기
서울이 아니라 청주였다면, 삼성은 지금의 삼성이 될 수 있었을까?몇 해 전, 대학 강의 중 어느 학생이 던진 이 질문은 내게 생각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보통이라면 기업의 성장은 내부역량의 축적 때문이라는 경제학적 원칙으로 쉽게 정리했겠지만, 그날은 쉽게 넘기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그 질문은 단순히 기업의 입지에 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공간’이 경제를 얼마나 깊이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한 통찰을 요구하는 질문이었습니다.우리는 흔히 숫자를 통해 경제를 이해하려 합니다. GDP, 실업률, 인플레이션. 하지만 숫자는 무엇에 대한 대답일 뿐, 왜에 대한 해답은 공간 속에서 찾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경제지리학은 바로 그 왜를 추적하는 학문입니다. 지도의 주름 사이로 흐르는 경제의 강줄기를 찾아내고, 공간 ..
경제
2025. 5. 23. 01:19